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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대 세특] 암 환자의 스트레스

by 바이오 노마드 (Bio-Nomad) 2023.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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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는 어떠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지 탐구해 보세요. 암 환자들이 겪는 스트레스 요인 '디스트레스'란 무엇이며, 이를 측정하는 방법과 의료인으로서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그들을 대해야 하는지 생각해보세요

[의약대 세특] 암 환자의 스트레스
[의약대 세특] 암 환자의 스트레스

암 환자의 정신적 고통 : 디스트레스

암은 마음에 타격을 주고, 마음은 암에 영향을 준다. 마음과 암과의 쌍방향적인 관계를 탐구하는 학문의 영역을 정신종양학이라 한다. 암 환자의 삶의 질은 환자의 정신적 측면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암 환자의 정신적 고통, 즉 디스트레스(distress)를 잘 관리하는 것이 암 의료에 있어서 필수적인 분야로 부각되고 있다.

암 환자와 디스트레스
암 환자와 디스트레스

심리사회적 요인이 암에 미치는 영향

스트레스, 우울증, 그리고 성격 등 세 가지 심리사회적 요인과 암의 발병과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세계보건기구 산하의 국제암연구소는 발암원에 대하여 인체 발암성인 제1군부터 비발암성 추정인 제4군까지 분류한다.

예를 들어 생체리듬을 파괴하는 교대근무는 인체에 암 유발 추정인 2A군의 발암원이다. 하지만 흔히 만병의 원인으로 불리는 심리적 스트레스는 국제암연구소의 발암원 리스트에 올라 있지 않다. 배우자나 자녀의 죽음과 같은 심한 스트레스는 다양한 정신신체 질환을 유발하지만 암의 발생과 직접 연관된다는 증거는 아직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 때문에 암에 걸린다는 생각은 흔하며, 암 환자들은 스스로를 책망하거나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주었던 주변 사람들에게 화를 내곤 한다. 코호트 연구들의 결과에 의하면 환자의 우울증상이나 우울장애도 암의 발병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었다.

 

암 환자에게서 부정적 감정을 억압하고 자기희생적인 성격이 많다고 하여 이를 C (cancer)형 성격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C형 성격은 암에 걸리기 전의 성격이라기 보다 이미 암이 발병한 환자가 투병과정에서 보이는 심리적 반응일 가능성이 높다. 성격이 낙관적인 환자들이 투병 과정에서 정서적으로 더 잘 적응하는 경향이 있지만 낙관성이 암과 관련된 생존율을 직접적으로 더 높이는 것은 아니다. 특정한 성격 유형과 발암과의 관계가 역학연구상 증명된 바가 없다. 하지만 음주나 흡연과 같은 발암위험이 있는 행동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발암과 간접적으로 관련될 가능성은 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나 우울증이 정신 신경 내분비 면역학적 기전에 의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을 활성화시키고 면역을 약화시켜 암의 진행, 즉 세포면역과 암의 성장과 관련된 기본적인 과정들, 즉, 염증반응, 혈관신생, 침입, 전이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실험실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디스트레스나 우울증을 경감시키기 위한 심리사회적 개입이 암 자체의 경과를 호전시키거나 생존율을 높이지는 못한다. 말기 유방암 환자들 중에서 집단정신치료를 받은 이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오래 살았다는 식의 보고가 있었으나 이는 후속 연구들을 통하여 증명되지 못했다. 하지만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정도의 우울증은 암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순응도를 떨어뜨리고 수면, 신체활동, 식사 등 행동습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이를 방치할 경우 생존율이 저하될 수 있다.

요약하면 현재까지 스트레스, 우울증, 부정적 성격 등 심리사회적 요인 때문에 없던 암이 생긴다는 증거는 없으나, 이미 앓고 있는 암이 악화될 가능성은 있다. 또한 심리사회적 개입이 생존율을 높인다는 증거는 없으나 암 환자에 대한 우울증의 치료는 생존율 저하를 막을 수 있다.

 

디스트레스 측정 척도 : nccn distress thermometer

암 환자의 디스트레스를 방치할 경우, 투병 과정과 질병 예후에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디스트레스는 통증의 역치를 낮추며 주관적 피로감을 높인다. 치료되지 않은 우울증은 그 자체로 암 사망률을 높인다. 또한 치료에 대한 순응도가 저하되어 간접적으로 암 사망률이 올라간다.

nccn distress thermometer
nccn distress thermometer

디스트레스가 해결되지 않은 환자들은 입원기간이 길어지고 응급실을 자주 방문하는 등 의료서비스를 과다하게 이용하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의료비용이 높아진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NCCN)에서는 암에 대한 각종 임상진료지침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는데, 1999년 정신종양학자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암 환자의 디스트레스 관리지침을 작성하였다. 이 임상진료지침은 디스트레스온도계와 문제목록 등 선별도구를 이용해 암 환자에게 정기적으로 디스트레스를 선별할 것을 권장한다. 또한 디스트레스 수준에 따라 적절한 심리사회적 지원 서비스를 의뢰하도록 알고리즘을 제시하고 있다.

 

결론

스트레스가 암을 직접적으로 유발한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반면에 암 환자의 정신적 고통, 즉 디스트레스를 방치하면 삶의 질이 나빠질 뿐 아니라 생존율도 떨어진다는 사실은 밝혀져 있다. 불안, 우울, 불면, 섬망 등 다양한 디스트레스 상황을 관리할 때 일반적인 암 환자의 특성과 각 암종별 정신종양학적 특성을 고려하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의 암 치료 성적을 자랑하는 반면, 아직 환자의 삶의 질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은 부족하다. 특히 정신건강의 악화는 암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체계적인 디스트레스 관리 없이는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할 수 없다.

그 동안 디스트레스 관리권고안의 개발과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의 개설 등을 통하여 정신종양학의 보급이 진행되어 왔다. 이제는 의료계를 위시한 암 문제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협력하여 암 환자의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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